반려 동물 장례 후 나무 심기로 다시 태어나는 생명,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다
반려동물과의 이별은 늘 예고 없이 다가온다.
몇 개월 전, 열두 해를 함께한 강아지 ‘로니’가 세상을 떠났다.
이별은 예고되었지만, 막상 그날이 오니 모든 것이 낯설고 막막했다.
장례는 조용히 치렀다. 화장 후 유골함을 받아 들고 집으로 돌아왔지만, 어디에 두어야 할지조차 결정하지 못했다.
그 무렵, 우연히 SNS에서 ‘트리 유골’이라는 개념을 알게 되었다.
반려동물의 유골 일부를 생분해성 화분에 담고, 그 위에 씨앗을 심어 나무로 키우는 방식이었다.
단순한 추모를 넘어서, 생명의 순환을 실현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와닿았다.
“로니가 나무가 되어 다시 내 곁에 살아 있다면…”
그 생각 하나로 나는 바로 트리 유골 키트를 주문했다.
처음엔 솔직히 반신반의했다.
유골로 나무가 자란다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인지 의심이 들었다.
하지만 그 과정을 직접 경험한 지금, 나는 누군가에게 이 방식을 꼭 권하고 싶은 마음으로 이 글을 쓰고 있다.
반려 동물 트리 유골 키트 구성과 실제 준비 과정
박스를 열자, 생분해성 화분, 유골혼합용 토양, 씨앗(라벤더), 간단한 사용 설명서, 이름을 새길 수 있는 작은 네임 플레이트가 들어 있었다.
유골은 전량이 아닌, 화장 유골의 약 30g 정도만 사용하는 구조였다.
나머지는 기존 유골함에 그대로 보관했다.
사용 과정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유골을 미세하게 갈아준 후, 키트에 동봉된 특수 토양과 잘 섞었다.
그 위에 씨앗을 심고, 햇볕이 잘 드는 창가에 두었다.
생분해성 화분은 자연스럽게 수분을 머금으며 점차 유골과 토양의 유기적 결합을 유도한다고 했다.
하루에 한두 번 물을 주면서, 나는 마치 로니와 대화를 하듯 화분을 들여다보았다.
그 안에 담긴 것은 씨앗이었지만, 나는 그 안에서 로니의 온기를 다시 느끼고 있었다.
나무가 싹을 틔우는 순간, 단순한 화분이 아닌 ‘로니의 새로운 모습’이 된 것 같았다.
반려 동물 트리 유골 실제로 가능했을까? 키우며 느낀 점과 변화
발아까지는 약 2주가 걸렸다.
처음 새싹이 고개를 내밀었을 때의 감정은 다시 떠올려도 울컥할 만큼 깊었다.
사실 유골이 들어간 흙에서 제대로 식물이 자랄지 걱정했는데, 키트에 포함된 토양은 중화 처리가 잘 되어 있어 식물이 성장하는 데 큰 문제가 없었다.
물론 매일 특별한 일이 벌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화분은 나에게 단순한 식물이 아닌, 반려동물과의 연결고리이자 새로운 감정 회복의 장이 되었다.
가끔은 나무를 보며 로니에게 말을 걸고, 특별한 날에는 작은 리본을 묶어 주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이 과정이 단순히 식물을 기르는 행위가 아니라, 이별을 추억으로 전환하는 시간이라는 점이다.
트리 유골은 단순히 ‘장례 이후의 선택지’가 아니라 ‘감정 회복의 수단’으로 작용했다.
슬픔을 피하지 않고, 식물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조금씩 회복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반려 동물 트리 유골 누군가에겐 너무 필요한 방식일지도 모른다
트리 유골은 아직까지 널리 알려진 장례 방식은 아니다.
주문 가능한 플랫폼도 한정적이고, 모든 유골을 사용할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사용 전에 사전 상담이 필수다.
또한 외부 노출이 많은 환경에서는 화분이 오염되거나 성장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방식을 매우 권하고 싶다.
특히 혼자 이별을 감당해야 하는 보호자, 유골을 어떻게 보관해야 할지 막막한 사람에게 이런 방식은 심리적으로도, 정서적으로도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나무는 말이 없다. 하지만 그 안에는 떠난 반려동물이 남긴 시간과 기억이 담긴다.
트리 유골은 이별을 슬픔으로만 남기지 않고, 다시 삶으로 연결하는 고리가 되어줄 수 있다.
그리고 그 고리는 생명을 더 따뜻하게 이해하게 만드는 작은 시작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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